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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에서 배운 무술로 금메달 25개를 휩쓴 칠레 남성의 정체는?
    라이프 2017. 10. 25. 12:11

     중국 무술은 동작이 크고 화려해서 외국인이 배우기 어렵고, 상급자의 수준까지 익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단순히 동작을 익히는 수준을 넘어 무술에 담긴 뜻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중국어도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이런 어려운 중국 무술을 한자조차도 어려운 서양의 외국인이 짧은 시간에 제대로 배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이 어려운 도전에 성공해서 각종 무술대회를 휩쓴 칠레 출신 아르노가 화제입니다. 그가 어떻게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무술 전문가가 되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아르노는 칠레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부터 중국 무술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4형제를 키워야 하는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TV를 보면서 동작을 따라 하는 수준이었죠. 성인이 되어서는 직업 기술 학교에서 회계 및 대외 무역 업무를 배워 돈을 벌게 되었죠. 이때부터 자기가 하고 싶었던 중국 무술, 중국어를 스스로 익힐 수 있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다른 사람도 만나지 않고 하루에 3시간씩 무술과 중국어 연습을 하는 그를 보고 가족들은 걱정했지만, 아르노는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느 날 칠레 지하철에서 중국 정부에서 지원하는 국비 장학생을 뽑는 포스터를 보았습니다. 단순히 좋아서 중국 무술과 언어만 공부하던 그는 삶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칠레 가톨릭 대학교의 HSK 아카데미에 등록하고 본격적인 시험을 준비합니다. 그동안 중국어를 독학하던 아르노였기에 금방 좋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그의 열정에 선생님도 감동해서 중국 국비 장학생 선발전에 뽑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선발전에 2등으로 했고, 중국 산동대학교에 중국 고대사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를 가르치던 선생님들과 아카데미에서는 그 보답으로 중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까지 선물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꿈꾸던 중국에서의 삶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대학원에서 공부는 할 수 있었지만, 중국인들은 모르는 외국인에게 중국 전통 무술을 쉽게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죠. 아르노는 산동대학교 내 태극권 교수인 Li Shufeng 을 찾아가 정식으로 스승이 되어 주길 요청했습니다. 물론 거절당했죠. 하지만 무술을 익히기 위해 중국까지 온 아르노였기에 쉽게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년 동안 아침 6시에 체육관 앞 주차장을 청소하고,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면서 Li Shufeng 의 마음에 들도록 노력했습니다. 매일 아침 유창한 중국어로 체육관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 체육관 앞에서 매일 청소를 했던 아르노


     그의 노력에 감동한 무술 교수 Li Shufeng 은 그를 체육관 안으로 불러 '이제부터는 나를 스승으로 불러라'라고 허락해 주었습니다. 훈련은 태극권 기본동작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중국어, 중국 역사와 중국 문화에 이전부터 지식이 많고 빠른 이해를 하던 그였기에 그의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였습니다.



    ▲ 중국인들에게 태극권을 가르치는 아르노

     그는 처음 시작한 태극권에 이어 형의권(形意拳)까지 마스터하게 됩니다. 태극권과 형의권은 팔괘장과 함께 중국 내가삼권입니다. 강하고 빠른 속도로 수련하는 외가권과는 달리 내가권은 부드럽고 느린속도로 수련하기 때문에 아르노가 배우기에 좋았습니다. 몸(形)과 마음(意)을 일치시키는 것이 형의권의 지향점이기 때문에 육체 훈련뿐만 아니라 정신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형의권은 간단명료해서 실전성이 높습니다. 다른 사람을 공격하기보다는 방어와 반격에 초점을 두어서 자신을 보호하는 무술이죠. 그래서 이전부터 전쟁을 막는 무술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남자들에게는 체력단련, 여성들에게는 호신용으로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그의 중국무술에 대한 열정과 노력은 좋은 결실로 이어 졌습니다. 4년 동안을 쉬지 않고 연습한 덕분에 중국내 각종 무술 경연 대회에서 25개의 금메달을 따고 자체 교육장까지 만들게 됩니다. 국비 장학생으로 간 산동 대학교 대학원에서는  '칠레에서의 태극권과 태극권 문화' 라는 논문도 발표하였습니다.



     졸업 후 아놀드는 칠레로 돌아와 칠레 가톨릭 대학교에서 중국과 태극권을 가르쳤고 미국 샌디에고에 'Dragon Spirit' 이라는 체육관을 열었습니다. 중국 무술이 단순히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는 항상 중국 언어와 문화 클래스와 병행하고 있습니다. 그는 칠레에 태극권의 정신과 장점을 퍼트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기회가 되다면 중국으로 돌아가 자신을 가르쳐준 스승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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